인물
일하는 얼굴
각자의 일터에서 십 년 이상을 보낸 스물두 명의 인물 사진입니다. 검은 배경과 한 개의 소프트박스만 사용했습니다.
매거진 창간 특집을 위해 스물두 명의 인물을 사흘에 걸쳐 촬영했습니다. 편집부가 세운 원칙은 단 하나, 모두 같은 조건에서 찍을 것이었습니다. 그래서 배경지와 조명 위치를 첫날 아침에 고정한 뒤 사흘 내내 손대지 않았습니다.
조명은 좌측 45도에 세운 소프트박스 하나가 전부입니다. 반사판도 쓰지 않았기 때문에 오른쪽 얼굴은 자연스럽게 어둠 속으로 떨어집니다. 이 단순한 구성이 오히려 사람마다 다른 골격과 표정의 습관을 드러냈습니다.
촬영 시간은 한 사람당 사십 분으로 정해두었지만, 실제 셔터를 누른 시간은 십 분이 채 되지 않습니다. 나머지 시간은 대화에 썼습니다. 어떤 일을 얼마나 오래 해왔는지, 그 일에서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순간이 언제인지 묻다 보면 어느 순간 표정이 풀립니다. 저희가 기다리는 것은 그 지점입니다.